Vol.66 Curation: 시작
『두 번째 원고』 / 『일상의 낱말들』
『크루얼티프리』 |
|
|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습니다. 새해가 근 한 달 지난 지금, 이미 끝을 맞이한 분도 계실 테지요. 무엇을 하거나, 하지 않거나. 운동, 기록, 독서, 산책, 금연, 금주 등등. 무엇이든, 단지 끝났을 뿐입니다. 실패는 아니겠지요. 애벌레의 끝은 나비의 시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비의 끝은? 분분한 낙화.) 독자님의 인내력을 얕본 게 아니길 바라며, 시작으로 돌아가는 용기를 응원합니다. |
|
|
『두 번째 원고』 | 22년 신춘문예 작가 5인_함윤이, 임현석, 유주현, 박민경, 김기태
|
|
|
새로운 작가에게 기대하는 것은 새로운 작품입니다. 새로운 작가에게 기존과 같은 작품을 원하는 건 아무래도 이상한 일입니다. 기존의 작가는 기존의 글을 쓰고, 새로운 작가는 새로운 글을 씁니다. (독자의 기대에서만 생각한다면.)
기성 작가는 독자의 기억이라는 전장의 생존자입니다. 막 등단한 작가가 기성 작가로 남을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경력 유지란 어려운 일입니다.
『두 번째 원고』는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들의 다음을 응원하는 기획입니다. 동시에 이 책은 젊은 작가들의 세상을 담아 문학의 현재를 이야기합니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요? 서점을 찾아 주세요. |
|
|
『일상의 낱말들』 | 김원영, 김소영, 이길보라, 최태규 에세이 |
|
|
김원영, 김소영, 이길보라, 최태규의 소소하고 고유한 이야기들을 모은 책입니다. 잘 짜여진 라디오 편성표처럼 커피, 책, 장난감, 기다림 등 일상적 주제 16가지에 관한 단상이 이어집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작가의 기억과 해석, 추억 혹은 악몽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들은 다시 작가의 생업, 기치관과 연결됩니다. 작가 소개보다 더욱 작가를 잘 표현하는 글들은 일상적 사물 혹은 감정에 관한 사적인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합니다. 뛰어난 진행자가 청취자의 사연을 부르듯 말입니다.
요즘 가장 뜨거운 작가 넷의 『일상의 낱말들』. |
|
|
『크루얼티프리』 | 린다 뉴베리 지음, 송은주 옮김
|
|
|
사람은 동물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사람을 먹지 않는다'는 말은 곧 '사람은 동물을 먹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말장난처럼 들릴 수 있지만 틀린 말은 아닙니다. 사람도 동물이라면, 동물 중에 사람을 구분하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무례함이 나와 타자를 편의에 따라 구분하는 자세에서 비롯하는 것이라면 사람은 그간 동물들에게 참으로 무례했습니다.
착취와 존중. 두 가지 입장이 있습니다. 후자를 지향하는 사람이고 싶다면 『크루얼티 프리』와 함께 시작해 보세요.
동물과 지구를 위한 새로운 생활. |
|
|
사계절, 책 읽을 결심
#임꺽정 #노명우 #홍명희
새해를 앞둔 어느 날, 노명우 선생님의 결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2023년에는 홍명희의 《임꺽정》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하는 것이다." -노명우
요즘 한국문학도 아니고 《임꺽정》 읽을 결심을 하게 된 이유 궁금하지 않나요? 그래서 사계절출판사는 함께 읽을 결심을 했습니다. 책 읽을 결심 하신 독자분들, 노명우 선생님과 함께 《임꺽정》을 완독해 보아요. (신청은 위의 사진 클릭) |
|
|
독자님의 피드백은 북뉴스 쓰는 일에 큰 도움이 됩니다. |
|
|
지난 북뉴스는 『기내식 먹는 기분』 정은 작가님 인터뷰였습니다. 북뉴스에 작은 이벤트를 담았는데요. 예상했던 대로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내가 먹은 기내식', '여행의 기억'에 관한 경험을 물었습니다.
|
|
|
여기서 이 추억을 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대학교 때 스터디연수 팀에 선발되어 네팔로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연수 마지막 날, 5살 많은 복학생 오빠에게 고백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네팔에서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고 일행들과 섞여 일상을 보냈습니다. 물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날은 어느덧 다가왔지요.
그가 공항 체크인 카운터에서 짧은 영어로 직원과 대화를 나누더군요. 그리고 저에게 오더니, 흰 이빨을 씩- 보이면서 티켓 두장을 보여주는 게 아니겠어요? 뭐냐고 물어보니 제 옆자리로 자리를 바꿔달라고 했다네요. 그리고 '어우~ 뭐야' 하는 일행들의 표정.
6시간이 넘는 꽁냥꽁냥, 비행 중 그 새벽에 먹은 기내식이 생각나네요. 버터 바른 빵과 와인이 있었거든요. 화이트 와인이요. 새벽에 제대로 화장도 못한 푸석푸석한 얼굴이었지만 알딸딸한 알콜기운이 겹쳐 더 쫄깃했던 긴장감과 하늘이라는 공간에 떠 있다는 즐거움, 새벽이라는 설레는 시간적 요소까지. 빵을 먹여주기도 하고 시커먼 밤바다를 함께 내려다 보면서 서로의 사진도 찍어 주고...... 앞에 앉은 일행에게 도촬도 당했지만......
기내식의 경험을 물어보니 저로서는 이렇게 답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하하. |
|
|
PS. 2023년 새해벽두부터, 여행에 딱 어울리는 책이라니. 너무 선택이 좋잖아요. 게다가 제목이 『기내식 먹는 기분』이라니요. 너무 심하게 좋잖아요. 이 책을 소개해 주신 것 너무 좋아요. (작가님 사진찍으신 저 카페 어딘가요?) |
|
|
🎱: 급발진에 놀랐지만 꿈결 같은 이야기네요. <알라딘>이 떠오르는 독자님의 경험 잘 읽었습니다. 그 복학생 님은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시려나요. <TV는 사랑을 싣고> 같은 프로그램에 응모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 BGM)
PS. 합정의 '커피발전소'입니다. 지금은 없습니다. 😶 |
|
|
달달한 맛. 그것은 초코바. 각종 초코바들은 저에게 언제나 최고의 기내식이었습니다. 등산여행을 갈때마다 가는 길. 든든하게 먹었던 초코바. 20대에 들어선 때. 지리산에 가서 일출을 보아야겠다고 다짐하고 홀로 떠났던 그때가 생각나네요.
그런데 웬걸, 도착했을 때 손전등을 챙기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일출 보기는커녕 해가 떴을 때 출발해야겠구나, 낙심했지요. 그러던 찰나, 같은 버스에 계시던 아저씨께서 빛이 강력한 손전등이 하나 있으니 같이 올라가자며 뒤에서 빛을 비춰 주셨습니다.
물론 손전등이 아무리 강력해도 두 사람에 하나로는 해쳐나가기 어려운 짙은 어둠이었기에 속도는 더딜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정상에서의 일출은 놓쳤지만) 날이 밝자 아저씨께서는 이제부턴 맞추어 갈 필요 없으니 먼저 가도 된다고 하시더군요. 아저씨의 따뜻한 권유.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시작을 같이 했는데 끝도 함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청춘 영화에서나 들을 법한 말이 내 입에서 나올 줄이야. 결국 하산길에도 동행했더랬죠.
지금 생각하면 오글거리지 않을 수 없었죠. 그렇게 20대 홀로 떠난 첫 지리산 여행은 홀로 여행이 아닌 이름 모를 아저씨와의 산행이 됐습니다. |
|
|
PS. 장르 중에 최애라고도 할 수 있는 여행 에세이라니...... 좋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좋은 나머지 어제도 오늘도 메일을 열어봅니다. |
|
|
🎱: 영웅은 영웅을 알아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저씨가 아저씨를...... 아니, 등산가가 등산가를 알아 본 것일 테지요. 새해에는 등산을.
PS. 그저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 |
|
|
코로나로 인해 긴 비행을 못 해 본 지도 꽤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몇 글자 적어 보자면, 약 4년 전에 도망치듯 떠난 영국행 비행기가 생각납니다. 휴학을 하고 한 달 만에 준비를 마친 다음 급하게 올라탄 비행기라 가족과 이별을 하고(이렇게 멀리, 오래 떠나 있게 된 적은 처음이라) 비행기 안에서 눈물의 먹방을 했습니다. 그래도 당시 영국인 승무원 분이 굉장히 친절하셔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치킨 반찬이 들어간 밥, 샐러드, 모닝빵, 김치, 고구마 케이크 등이 나왔고, 그 와중에 화이트 와인도 부탁해 홀짝여 봤답니다. 한 마디로 '눈물의 맛'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하하 |
|
|
PS. 저자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자의 인터뷰를 읽으면 영화관에서 쿠키 영상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일종의 보너스라고 할까요? :) |
|
|
🎱: 눈물을 머금은 공간에서 잠시 멀어지는 여행도 있다고, 김영하 작가님이 본인 여행 에세이에 남긴 적이 있습니다. 도망치듯 떠나는 여행은 관광보다 피난에 가깝지 않을까. 건강히 귀향하셨길 바랍니다.
PS.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쿠키는 아쉬웠지요. 😏 |
|
|
정은 작가님의 목소리가 궁금하다면? 위의 링크 클릭 😁 |
|
|
다음 북뉴스는 『두 번째 원고』 다섯 작가님의 인터뷰입니다.
독자님에게 '두 번째'란 무엇인가요?
글을 남겨 주신 다섯 분께 비밀 선물을 드립니다. 😊
(선물은 추후 공개, 상세는 아래 버튼 클릭)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