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움
Vol.60 Curation: 천고마비
『골목의 조』, 『단명소녀 투쟁기』
『모로의 내일』, 『바깥은 준비됐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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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탓이겠으나 매해 광복절이 지나면 더위가 한풀 꺽인 듯합니다. 오븐 전원을 끈 듯 공기에 잔열이 가시고 바닥에 한기가 오르기 시작합니다. 감이 익고 낙엽 떨어지는 이 계절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니 출판사 입장에서는 김광석을 들으며 공원 벤치에서 시집 같은 걸 읽다가 바닥에 떨어진 은행 낙엽을 주워 책갈피로 쓰라는 것 외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농담입니다만 가을은 천천히 책 읽기 좋은 계절입니다. (갖다 붙인 말인데) 하늘이 높은 이 기간에는 말이 여물 씹듯 사람도 책을 곱씹으며 마음의 덩치를 키워 나가기 알맞습니다. 그러나, 추석에 모처럼 기름진 음식을 먹고 탈이 났다는 오래된 신문 속 사람들처럼 가을이라 하여 갑자기 무거운 책을 읽어대면 머릿속이 거북하기 마련입니다. (서론이 기네요.)
이런 이유로 이번 북뉴스는 가을에 읽기 좋은 가볍지만 밀도가 높은 책들을 소개합니다. 두 권의 박지리 문학상 수상작과 두 권의 사계절문학상 20주년 기념 앤솔러지. 다람쥐 도토리 줍듯 장바구니에 차곡차곡. 사계절출판사 근처에는 상수리나무가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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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구로공단의 노동자는 외딴방에서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었다고 들었습니다. 소주의 맛을 알아 버리는 이야기들. (시대는 다른데 "으하하...! 오늘 하루가 인상적이었다는 거야.") 그리고 지금은 21세기, 이 시대의 중소기업 계약직 직원은 반지하에서 라캉을 읽습니다. 소주 대신 맥주를 마시며 위안하는 인생. 과거와 현재, 소설 독자의 현실은 거의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 세계관만큼은 천지개벽해 버렸습니다.
소설은 비단 독자와 공명하며 위로를 건네는 역할에 그치지 않습니다. 정물화처럼 한 사람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보여주는 데에도 그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송섬 작가는 이것을 보고 있구나. 그리고 이것은 이렇게도 보이는구나. 섬세하고 근사한 터치가 가득합니다. 그것에도 관심을 가져 보세요. 박지리문학상 2회 수상작.
*8월 30일(화) 내일 7시 30분.
사전 신청! 본방 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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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인생을 산 사람 (短)과 살기를 그만둔 사람 (斷)을 구분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어떤 사람의 죽음은 타살과 자살의 구별이 난해합니다. 누군가에 의한 자살. 이것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소년탐정 김전일> 의 밀실 살인 사건 (밀실에서 사람이 죽었는데 자살이 아니라 타살) 같은 게 아니라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들입니다.
보기에 따라 다르겠으나 현호정 작가는 『단명소녀 투쟁기』를 통해 상기한 일련의 일들을 소설로 그립니다. 띠지에 보면 "필사적으로 살아내고야 마는 슬프지만 아름답고 낯설지만 용감한 투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다소 무서운 인상의 표지와 함께) 와닿지 않는 문장일 수 있지만 부디 맥락과 함께 살펴주시면 좋겠습니다. 표지의 배경 또한 숲이니까요. 박지리문학상 1회 수상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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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의 내일』 | 『바깥은 준비됐어』 '사계절문학상 20주년 기념 앤솔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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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주, 최영희, 최상희, 황영미, 조우리 | 이재문, 정은, 김선영, 김해원, 이희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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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은 무엇인가. 청소년을 위한 소설인가, 청소년에 관한 소설인가, 청소년에 의한 소설인가. 혹은, 당신의 청소년을 다루는가, 나의 청소년을 다루는가, 모두의 청소년을 다루는가...... 이렇듯 청소년 소설을 이해하는 방법은 무수히 많습니다. 어쩌면 이 모든 답과 그것을 표현하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청소년 소설 그 자체일 수 있습니다. 표지의 실타래에 또한 그런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다 생각할 수 있겠지요. (아마도......)
『모로의 내일』과 『바깥은 준비됐어』. 현재 가장 많이 읽히는 청소년 문학 분야의 작가들의 단편을 모았습니다. 하나같이 재밌습니다. 청소년 소설이 취향이라고 말하고 다닐 독자는 많지 않겠지만 지인과 대화를 나눌 때 '최근에 사계절문학상 20주년 기념 앤솔러지를 읽었는데 정말 좋더라' 같은 말로 운을 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적에 가까운 확률임을 알지만 자격은 충분한 두 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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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도 마무리입니다. 추석 또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약해지기 십상입니다. 일교차에 몸 상하지 않게 옷 잘 입고 다니세요. 이번에도 독자와의 대화 이어가 봅니다.
📢!
사계절출판사는 매년 봄과 가을에 <사계절 통신>이라는 소식지를 독서 교육 관련 기관에 발송해 왔습니다. 신간 정보를 비롯해 사은품 이벤트 등을 수록해 수서 및 행사 등 학사에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2022년 하반기 <사계절통신>은 이 글을 쓰는 지금 속속 구독자들을 향해 날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사계절통신은 여기를 확인해 주시고, 내년에 소식지를 받아보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이 책을 완성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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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감사히 잘보고 있습니다. 비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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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다들 수해 없이 추석 맞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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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다시 생각의 칼날을 다듬을 때가 온 모양입니다. 무엇보다도 🤓 이 표정이 ㅋㅋ 딱 떨어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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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모티콘 목록을 보는데 심용환 작가님 이모티콘으로 저것 외에는 눈에 들어오는 게 없었어요. 늘 감사합니다. 한국사가 궁금할 땐 뭐다? 『친절한 한국사』, 『아틀라스 한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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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용환 선생님 이번 책도 궁금하네요. 『리더의 상상력』 랜선 북토크 진행하셨을 때 역사적 사실과 지식을 현실의 맥락에 맞게 풍부한 입담으로 풀고 꿰어주시더라구요. 조용히 응원하는 팬이 되었습니다. ㅎㅎ.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해 보아요. 각자의 하루하루가 자신에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역사로 남게 될 테니 이왕이면 (쉽진 않겠지만) 잘 쓸고 닦아 보자고. 현재를 사는 우리는 과거에서 배우고, 미래에 기대를 걸며 다시 오늘을 살아가죠. 그간의 굵직한 역사적 사건과 담론들을 실제 내 삶에 들여나가는 과정, 스스로의 오늘과 내일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완성하고 또 기다리는 방법에 대해...... 친절히 일러주시리라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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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심용환 작가님의 숨은 팬이시군요. 북토크한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지금 같은 관심 기대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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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의 피드백은 북뉴스 쓰는 일에 큰 도움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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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UIZ!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 심윤경 소설가의 첫 에세이가 나왔습니다.
표지를 보면 오래된 장판 위에 세 가지 물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이것들을 묘사해 주세요!
(하나를 정밀하게 말씀해 주셔도 좋습니다.)
심사를 통해 다섯 분에게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를 증정해 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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