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 《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 케이틀린 도티 지음 | 이한음 옮김 | 정재윤 그림 ① 뉴스레터 담당자: 여는 글 《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 죽음 관련 책이 돌아왔습니다. 꾸준한 뉴스레터 구독자라면 아시겠지만 사계절출판사는 작년에 같은 주제의 명저를 낸 적이 있었지요. (듣기로는 그 책으로 많은 분들이 위로와 힘을 얻어가셨다고.) 이번 책에서는 위로보다는 웃음과 용기를 얻어갈 수 있지 싶습니다. 우리가 평소 죽음을 이야기할 때 하는 대부분의 말이 진담이라면, 이 책은 꽉 막힌 분위기를 환기하는 농담이랄까요. 사람이 늘 밥만 먹고 사는 게 아닌 것처럼 죽음에 관한 이야기도 늘 진지해서는 곤란하겠지요. 좌우간, 제가 예상하기로 이 뉴스레터를 읽는 분들은 앞으로 100년 안에 다 저 세상 사람이겠지요. 이 사실에 두려움을 느낀다면 한 번쯤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죽음의 객관화', 의외로 그것을 돕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이만 줄입니다. ps. 다음으로 디자이너의 후기(최초)가 이어집니다. ps1. 뉴스레터 하단에 퀴즈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차근차근 읽은 후 풀어주세요 : ) ② 디자이너: 후기 북클럽 뉴스레터에는 보통 편집자 후기가 실리는데, 왜 디자이너가 후기를 쓰고 있을까요? (그러게... 왜 쓴다고 했지...) 이 책은 원서와 전혀 다른 스타일로 나왔어요. 지금 모습이 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일러스트와 본문 속 만화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해드리고 싶어 제가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첫 꼭지 제목을 보았을 때 책의 성격을 한 번에 알 수 있었어요. “내가 죽으면 고양이가 내 눈알을 파먹을까?”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우와! 궁금하긴 한데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물어보면 공부에는 도움 안 되는 쓸모없는 질문을 한다고 혼날 것 같다, 속으로 삼켜야 할 것 같다!’ 원고를 읽는 내내 도티 이모에게 이것저것 묻고, 어렵고 지루한 답이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어 아주 즐거웠답니다. (사실 저에겐 이모가 아니라 도티 언니...) 원서 그림은 해골이 시신에서 눈을 뽑아서 장난감 삼아 고양이와 놀아주는 기괴한 장면처럼 시체와 해골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었어요. 그림체는 날카로웠고, 검정색만 사용해 어둡고 강하게 느껴졌고요. 멋있고 좋았지만 무서웠달까요. 좀 더 발랄하게 죽음을 알려줄 그림이 있으면 좋겠다고 판단했어요. 국내에 이미 출간된 저자의 책과는 다르게 ‘어린이, 청소년을 위해 쓴 책’이라는 점을 잘 드러내면서, 청소년들을 죽음과 시체의 세계로 초대할 시각적인 안내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조건에 딱 맞는 그림이 바로 떠오르진 않았어요. ‘만화가 들어가면 잘 어울리겠다’ 싶다가도 확신이 서질 않아, 개별 삽화가 들어가는 구성을 생각하며 그림들을 찾았어요. 그러다 편집자와 첫 회의 자리에서 “장 구분 없이 쭉 흐르니 중간중간 멈출 수 있도록 한 쪽씩 그림이 들어가면 좋겠다”라고 의견을 모았고, ‘역시 쉬어가는 데에는 만화가 최고지!’ 하는 마음에 “4∼6컷 정도 가벼운 만화가 들어가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했어요. 그다음은 술술 풀리더라고요. 글에 어울릴 그림체를 상상하면서 본문 디자인 방향을 잡아갔어요. 책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해서 세로 길이가 조금 짧은 판형을 선택했고, 본문 서체는 편안하게 읽히는 기본 명조에서 덜 날카롭게 생긴 것을 사용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귀엽고 발랄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짧은 글이 계속 이어지니 각 글의 시작인 질문에 힘을 주어 구분하려 했습니다. 만화 프레임을 베이스로 한 상자에 질문들을 넣어, 무게를 잡아주면서 만화와 글을 연결해주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어요. 만화 페이지는 배경색을 깔아 글 페이지와 분리해 확실히 쉬어가는 기분이 들도록 했고요. 이 작업과 동시에 그림 작가님을 찾는데, ‘위트 있으면서 내용이 아주 가볍지는 않고, 복잡하지 않은 그림체에 통통 튀는 컬러의 6컷 만화!’를 상상하니 머릿속에서 《재윤의 삶》이 스쳐 지나갔어요. 게다가 케이틀린 도티의 글과 정재윤 작가님의 만화는 ‘그림체가 같은’ 느낌이랄까요...? 곧장 요청드렸는데 너무나 멋진 아이디어로 만화를 그려주셨어요. (웹툰 연재를 기다리는 독자처럼 작업물을 받기로 한 날 아침부터 메일함을 계속 새로고침 했답니다. 노동 속 작은 기쁨이랄까요!) 한편으론 ‘단순하게 본문 내용을 그대로 만화로 옮기는 것이 괜찮을까?’ 고민했는데, 작가님께서 소재는 같으면서도 색다른 내용의 만화를 그려주신 덕분에 책이 더 풍부해졌습니다. (!!!재윤 작가님 최고!!!) 표지에서는 하나를 택하는 게 안타까울 정도로 재치 있고 귀여운 시안이 많았어요. 그중 가장 강렬한 그림을 사용했는데요, 시안과 완성된 표지에는 다른 점이 있어요. 바로 검은 띠입니다. 시안엔 영정 사진처럼 검은 띠가 둘러져서 죽음이라는 이 책의 주제를 한눈에 알 수 있고 특이했지만, 누군가는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걱정되더라고요. 한참 고심한 끝에 띠를 지우고 현재의 표지를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글과 그림에서 오는 유쾌한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책 전체를 디자인했어요. 어떤 그림과 분위기로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같은 원고로 책을 만들어도 다른 결과물이 나오고, 새로운 인상을 가지기도 한다는 점을 많이 체감하며 작업한 책이에요. 독자 분들이 이 책을 읽으시는 데 소소한 흥미를 더할 수 있는 후기였기를 바랍니다. -디자이너 4 ③ 《막내의 뜰》 일곱 번째 집 4회, 5회 기쁜 소식입니다. 《막내의 뜰》이 출간 됐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소식도 있지요.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막내의 뜰 연재를 종료합니다. 《막내의 뜰》을 사랑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합니다. 책에서 뵙겠습니다. ④ NOTE 1. 오늘 오후 7시 30분(25일 목요일) 《나무가 된 아이》 인스타그램 온라인 북토크! 최근 활발히 활동 중인 남유하 작가가 북토크로 독자를 찾아갑니다. 댓글 이벤트 중이니 꼭 시청 부탁드립니다 : ) 수화와 문자통역까지, 세상에 없던 북토크 3부작이 최근에 마무리 됐습니다. 마지막 강연에서는 카이스트 학생들이 zoom을 통해 참여해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했습니다. 이번 달까지만 볼 수 있으니 서두르시길 바랍니다! 소년원 아이들에게 '책'을 건네며 환대와 신뢰를 심어 준 국어 교사 서현숙. 소년원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김동식 소설가. 두 사람의 이야기에 주목해주세요. ④ QUIZ 1. 《고양이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은 "죽음과 시체에 관한 기상천외한 질문과 과학적 답변"을 수록한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 케이틀린 도티의 본업은 '장례 지도사'인데요. 어떤 일을 할까요? (힌트: 부정의 반대) ①진로 설계 ②상조 ③화장 ④'죽음의 긍정성 운동' 2. 다음은 정여울 작가가 쓴 《고양이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 추천의 글입니다. "두려운 줄로만 알았던 죽음이 문득 이해되고 공감되며 마침내 친밀한 존재가 되는 느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죽음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가를 깨달았다. ①죽음을 지나치게 심각하고 진지하며 슬프고 무겁게만 바라보았던 것이다. ②사실 이 책을 읽다가 나는 정말이지... 너무 슬프고 화가 나고 아프고... 그리하여 미칠 지경이었다. ③죽은 줄로만 알았던 시체가 실룩실룩 움직인다거나, 소름 끼치는 좀비가 걸어 다니는 상상력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저자는 상쾌한 일침을 가한다. ④시체는 절대 깨어나지 않는다고. 다만 우리 몸속 장기를 먹어 치우며 신바람이 난 세균들이 방귀를 뀌는 것뿐이라고. 과연 죽음은 유쾌하지 않지만, 죽음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유쾌할 수 있다. 이 책과 함께라면 언젠가 다가올 죽음이 그렇게 무섭지만은 않다. 더 좋은 점은 이 책을 읽고 나면 불완전하고 실수투성이인 내 삶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는 점이다. ⑤죽음에 대한 알찬 지식과 풍부한 데이터를 축적할수록 우리는 지금 바로 이 삶을 더욱 뜨겁게 사랑하게 된다." - 정여울 추첨을 통해 5분에게 이 책을 전달해드립니다 : ) 기대평도 함께 남겨주시면 당첨 확률이 높아집니다. 화이팅~! (지금 이 메일, skjmail@naver.com으로 회신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