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37 인터뷰: 『시간 속의 너에게』 다섯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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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차원을 뛰어넘는 이야기,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선 인물들, 광활한 우주……. 제10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시간 속의 너에게』 속 여섯 이야기는 어떻게 우리에게 닿게 되었을까요? 다섯 작가에게 조금 낯설지만 살펴보면 지금 여기에서 멀지 않은 작품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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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속의 너에게』 | 김문경, 정교영, 이새벽, 별민영, 김미연 글
한국 최초의 어린이청소년SF 소설상인 한낙원과학소설상이 제10회 작품집을 선보인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 혜성과 모두가 유전자를 조작해 완벽한 모습으로 태어나는 세상에서 작은 호흡기를 단 아이 은하는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가 되어 깊은 우정을 나눈 것도 잠시, 엇갈린 시간을 걷게 된다. 멀어지는 시간 속에서도 서로를 마음에 담은 채 함께 꾸었던 꿈을 이루어 내는 과정을 담은 대상 수상작 「시간 속의 너에게」를 비롯해 수상 작가 신작, 우수상 수상작 네 편을 함께 엮었다.
한국 어린이청소년SF의 선구자 한낙원 선생을 기려 만든 한낙원과학소설상은 “우리 어린이들이 좀 더 과학의 세계에 흥미를 느끼고 그 길로 들어서도록 돕기 위해서”(작품집 『길 잃은 애톰』 머리말) 어린이청소년 과학소설을 썼다는 한낙원 선생의 뜻에 맞게 지난 10년간 최영희, 남유하 등 걸출한 아동청소년문학 작가들을 배출하며 청소년SF 독자와 만나 왔다.
#SF #마음 #정체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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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속의 너에게」, 「영원이 손을 내밀 때」 김문경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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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에게 영상 편지를 보낼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은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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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혜성과 각자 다른 어려움 속에서 사는 독자 여러분에게 영상 편지를 보낸다면 먼저 지금까지 잘해 왔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어떤 상황에 있든 누가 그 자리를 대신하든 여러분 이상 해내기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한계를 정하지는 마세요. 여러분은 스스로 생각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직선으로 뻗은 길을 무언가 막고 있다면 돌아서 가면 됩니다. 언젠가는 여러분이 꿈꾸었던 그 자리에 서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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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이 손을 내밀 때」를 쓰며 가장 고민한 것은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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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여러 기사를 통해 널리 알려진 교통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안타까운 일들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자신만의 삶을 살아 보기도 전에 타인에 의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들을 생각하며 「영원이 손을 내밀 때」를 썼습니다. 이미 세상을 떠난 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조금이나마 위로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지금은 아니라도 그분들이 언젠가는 이 이야기를 읽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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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연이의 등에 돋아난 뿔과 그 뿔을 거친 사포로 갈아 내는 엄마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 도입부입니다. 스테고사우루스의 뿔과 닮은 소연이의 뿔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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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한 방 한가운데에서 누군가가 주인공의 등에 난 뿔을 사각사각 밀어 주는 장면이 이번 이야기의 시작점이었어요. 주인공은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가지고 있지만, 그 비밀이 등에 달려 있어서 타인의 도움 없이는 감출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는 뿔을 미는 사각사각 소리에 안정감과 슬픔을 동시에 느껴요. 등 뒤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안정감, 그리고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내 상황에 대한 슬픔. 저는 그 주인공에게 무언가 다른 경험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자신의 미운 특성이 그를 위기에서 구해 주는 상황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이 모든 생각이 섞이고 변화한 끝에 소연이와 만났고, 이야기는 「스테고사우루스병」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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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는 자신과 함께한 기억이 사라진 안드로이드 도아 언니를 보며 “초기화 한 번으로 완전히 바뀌어 버리는 것을 마음이라고 불러도 될”지 의문을 품습니다. 마음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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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또한 마음이란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또 어디에 있는 것인지 알고 싶어서 「영의 자리」를 쓴 것이나 마찬가지인데요.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 답을 찾지는 못했어요. 다만 어쩌면 마음은 기억의 옆에서 함께 자라는 무언가가 아닐까,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어요. 혼자서만 간직하는 기억은 쉽게 변해 버리곤 하죠. 기억이 변할 때 옆에 있던 마음도 덩달아 변하는 듯해요. 그러므로 소중한 기억과 마음은 그 기억과 마음을 함께 만든 사람과 계속 나누어야 한다고 믿어요. 그렇게 보았을 때 마음이란 ‘우리’ 사이에 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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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들, 소년들이」를 쓰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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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기, 외식 대신 배달 음식으로 마음을 달래던 어느 날 오토바이를 타고 음식을 배달하다가 사고로 목숨까지 잃은 청소년에 관한 이야기를 우연히 접했습니다. 우리가 안전하게 먹는 음식에 생명을 위협받는 존재가 스며 있었다니. 마음이 먹먹한 것에서만 그치진 않았어요. 미래에도 비슷한 존재가 또 생기지 않을까? 상상이 그려지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맴돌더라고요. 서서히 애가 타길래 2022년 초에 개요를 완성했지만 쓰지는 못했습니다. 초보라는 말도 부끄러울 정도로 글쓰기 걸음마를 배우는 상태였거든요. 그렇게 다음 해 여름, 맨땅에 헤딩한다는 각오로 쓴 작품이 첫 청소년소설인 「소년들, 소년들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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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이 호르헤 행성의 음모라는, 독특한 발상을 가진 이야기인데요. 이 작품은 어떻게 쓰게 되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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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어린이청소년의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주제로 EBS에서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습니다. 그 예고편을 보며 ‘우리 친구들은 왜 책을 읽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고 ‘누군가의 음모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20여 년간 어린이청소년과 독서 수업을 했고 세 자녀를 둔 엄마로서 다음 세대가 책을 좋아하도록 만들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비겁하고 얍삽한 무의식의 발로였던 것이죠. 음모와 비밀은 시간이 지나면 밝혀지니 호르헤 행성의 음모가 성공할지 계속 감시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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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북뉴스는 『말랑한 고고학』 연재였습니다. 옛사람과 바다를 다뤘던 지난 이야기를 읽고 내 안의 자연을 상상한 독자가 없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독자가 마음속에 그렸을 풍경을 상상하며, 피드백에 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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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 🎱: 담당자
👀 라이너스
어디 해변에서 현지인과 대화할 일이 생기면 꼭 듣는 말이 있습니다. '날 좋으면 멀리 섬이 보인다.' 빛이 좋을 때는 보이고 날이 어두울 때는 안 보이는 멀리 육지를 관찰하며, 고대인들은 그 땅을 빛의 고향 내지는 행운의 상징으로 여겼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하여 목숨 걸고 바다를 건넌 게 아닐까 싶기도. 하하하. 백일몽 잘 꿨습니다.
🎱
안녕하세요. 라이너스님? 독자님의 피드백이 북뉴스의 빛이고 행운이네요. 글만큼이나 좋은 답글 고맙습니다. 장마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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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세계는 아삭아삭하고 알록달록하지"
김지현 작가 With 초식마녀
📌일시: 2024년 7월 18일(목) 저녁 7시 30분
📌장소: 친환경 복합 문화공간 노노샵(서울 용산구 보광로 90, 202호)
📌참여방법: 예스24 티켓 구매(1인 1매 / 참가비 5,000원)
※혜택: 노노샵에서 만든 비건 음료 1잔을 제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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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KBS 라디오극장'에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방송됩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7시 20분, 박지리 작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 KBS 라디오극장 수준 높은 장편소설을 라디오극화해 방송하는 라디오극장은 국내에서 출간된 장편소설(외국작가 제외) 중 높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선정해 라디오 드라마로 극화해서 방송하는 프로그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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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H. 카는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고 정의했는데, 나는 역사를 “현재완료 진행형”의 유기체라고 풀이하곤 한다. 역사는 지금과는 직접 상관이 없는 단순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와 부단히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역사적 사건은 반드시 전후 맥락을 보아야 한다는, 너무 당연해서 사람들이 오히려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최대한 이념성을 배제한 현재적 시각에 통시적 안목을 더할 때, 당대적 맥락도 자연스레 그 안에 녹아들게 마련이다. 여러분과 『아버지의 그림자』를 읽고 역사를 대화하고 싶다.
모두 모여 그동안 쌓은 실력과 사상을 펼치기 바란다. _계승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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