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선생님 신작
Vol.55 INTERVIEW:
『귀신 선생님과 또 다른 세계』 남동윤 만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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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의 목소리는 성우가 냅니다. 반면 만화의 목소리는 독자가 냅니다. 대사에서 들려 온다 해야 할까요. 같은 장면을 보아도 서로 다르게 들리는, 공유할 수 없는 그 목소리에 매력을 느껴 본 사람이 만화를 꾸준히 읽는 듯합니다.
『귀신 선생님과 또 다른 세계』. 남동윤 작가님의 새 만화입니다. 다채롭고 뚜렷한 목소리가 장면 장면에서 들립니다. (잘은 몰라도) 멋지게 어우러진 이야기와 캐릭터, 디자인과 레이아웃 등에 목소리가 깊이 새겨진 게죠. '저금이', '곰리자베스', '제제' 등 그들의 목소리가 귀(?)에 선합니다. 녹음할 수 없고 성대모사에도 재능이 없어 알려 드릴 수는 없네요.
작가님은 책을 만들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아래 문답을 이어 읽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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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귀신 선생님과 또 다른 세계』, 어떤 이야기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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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선생님과 또 다른 세계』는 평소에 잊고 있던, 혹은 놓치고 있던 존재에 관한 이야기예요. 제가 꼽은 ‘잊혀진 존재’들은 저금통, 인형, 우산입니다. 그 셋을 주인공으로 삼아 만화를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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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에피소드 「동전이 필요해」.
태현이가 사 둔 저금통을 까맣게 잊고 지내는 바람에, 굶어 죽기 직전이 된 저금통이 항의하는 걸로 시작해요. 저금통 안의 세계를 그린 만화는 본 적이 없어요. 제가 제일 처음 그리면 좋을 것 같아, 저금통 속 세계를 그렸어요. 또 요즘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지 않지만 아이들이 친숙하게 느낄 것 같아, 동전에 대해서도 다루었습니다. 저금통 ‘저금이’가 꿈속에서 이순신 장군과 두루미를 만나서 벼를 수확해 함께 밥을 지어 먹는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모두 50원, 100원, 500원 동전에 그려진 것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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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에피소드 「이상한 인형 나라의 보람이」.
코로나19 이후,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풍경 중 가장 눈에 들어왔던 건 동네 고양이들, 그러니까 길냥이들이에요. 고양이들을 보며 그들이 어디서 왔을까 생각했어요. 지금은 길에서 힘들게 생활하지만 한때는 소중한 가족이었을 유기묘들. 이를 직접적으로 어린이 만화에 담기보다는 인형에 빗대어 풀었어요. 가족 같은 인형들도 많이 버려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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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에피소드 「집으로 가는 길」.
수정이가 도서관 앞에 버려진 우산을 들고 집으로 가려는데, 그 우산이 말을 걸어요. 집에 돌아가게 도와 달라고요. ‘사실 우산이 새’였다는 상상에서 비롯되었어요. 우산에 감정을 이입해 보니 ‘늘 사람 손에 잡혀 있으니까, 우산은 하늘을 날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면 곳곳에 아이들이 자연과 숲에 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소소한 설정들을 넣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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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디테일이 돋보여요. 가장 공들인 장면은 무엇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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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선생님과 또 다른 세계』에서 가장 공들인 장면은 보람이랑 끼리코가 같이 지하 세계를 탈출하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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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인형들이 있는 인형 전통 시장을 지나서 지상까지 탈출하는 장면이 가장 오래 걸린 작업이에요. 여섯 페이지를 그리는 데에 2주 걸렸거든요. 제 만화만의 특징을 보여 주려고, 그동안 아껴 놨던 아이디어를 최대한 많이 넣었어요. 이 장면에 담긴 깨알 같은 매지 요소들을 찾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다시 볼 때마다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재미있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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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모처럼 신작입니다. 기다려 준 독자들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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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에 인사드려 죄송하고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업하는 동안 제 홈페이지에 와서 빨리 다음 책 내 달라고 응원해 주었던 어린이 친구들한테 특히 고마워요. 저는 3년 동안 작업실에만 있어서 크게 불편한 것은 없었는데 여러분들은 학교생활도 마스크를 써야 했고 밖에서 신나게 놀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너무 아쉬울 것 같아요. 답답한 마음이 쌓였을 어린이들에게 『귀신 선생님과 또 다른 세계』가 조금이라도 위안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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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서는 대체로 계절에 관해 다뤘습니다. 대화 중 계절을 입에 담는 순간은 대부분 딱히 할 말이 없을 때 찾아옵니다. 그것은 체면치레이기도 했지만 흘러가는 구름을 멍하니 바라보며 생각을 다듬는, 준비 자세를 취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날숨을 위한 들숨. '스낵 토크', '쿠션어', '막간 대화'로도 불리는 듯합니다. (...) 이번엔 이걸로 충분한 것 같습니다.
남동윤 작가님 인터뷰는 잘 보셨나요? 벌써 다음 피드백이 궁금하지만 우선 직전 피드백부터 답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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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몰두는 길을 잃게 만듭니다.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잊게 합니다." 요즘 오랜만에 여러 책을 읽으며 느꼈던 것인데 정리된 문장으로 보니 잠깐의 쉼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큐레이션 참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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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와 마찬가지로 독서 또한 섭취와 소화의 반복인 듯합니다. 소화할 시간을 가지세요. 책 읽다 탈 나면 약도 없습니다. (그렇게 읽어본 적도 없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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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계절 북뉴스를 읽고 사계절출판사에서 '이렇게 다양한 책이 출간되는구나'를 새삼 알게 되었어요. 친절한데 재미있기까지 하니, 늘어나는 책 장바구니 보관함을 보면서 오늘도 행복한 한숨만 푹푹 쉬네요. 얼마 전에 방문한 사계절 40주년 전시회도 정말 좋았습니다. 변함없이 찾아오는 네 개의 계절처럼 앞으로도 항상 독자의 곁을 지키는 사계절출판사가 되어주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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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방 공개.(what's in my bag.) 유행이 지났지만 지금도 유튜브에서 많이 보이는 양식(?)입니다. 독자님의 장바구니가 궁금하네요. 사계절출판사의 지분은 몇 퍼센트나 될까. 출판사에서 시장 점유율을 생각하는 일은 좀처럼 없는 터라 신선합니다. (저만 그런 걸까요?) 피드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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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책을 만날 수도 있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 출간 기념 행사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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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셨군요. "요즘 어떤 책 읽어?"를 인사말로 하자는 출연진의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독자님은 요즘 어떤 책을 읽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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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컴퓨터 메일을 확인했어요. 사계절 북뉴스 키워드가 '정리'네요. 저에게 필요한 말인 것 같아 와닿아요. 선택의 여지 없이 해야 하는 일과 오롯이 제 선택에 따라 좌우되는 할까 말까 망설이는 일, 그러나 해내면 무척 뿌듯할 일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고민되는 아침입니다.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읽어볼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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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선택의 여지 없이 해야 하는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월요일 아침에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제 선택에 따라 좌우되는 할까 말까 망설이는 일, 그러나 해내면 무척 뿌듯할 일"은 무엇이고, 언제 할 수 있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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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년 관련 프로그램은 사계절출판사 인스타그램 및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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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의 피드백은 북뉴스 쓰는 일에 큰 도움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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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계절출판사
파주시 회동길 252
031 955 8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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