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첫 뉴스레터 ① 2021년 여는 글 《사이보그가 되다》| 김초엽, 김원영 일찍이 소설가 카프카는 책이란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야 한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새해를 맞이해서 가진 시무식에서 사장님은 이 책에 관해 ‘콘크리트처럼 굳어진 우리 사회의 편견과 거짓된 가치관에 끌을 대고 망치질함으로써 균열을 내는 책’이라 했습니다.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과학기술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근본에서부터 뒤흔드는 책, 《사이보그가 되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흔히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과학기술의 눈부신 성과는 인간이 애써 개입할 필요 없는 자동화된 세상, 장애나 질병을 제거한 고통 없는 미래를 약속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런 미래는 갈등도 불가능도 없는 편리하고 매끄러운 곳이기만 할까요? 김초엽과 김원영. 열다섯 살 전후로 신체의 손상을 보완하는 기계들(보청기와 휠체어)과 결합해 '사이보그'로 살아온 그들은 인간의 몸과 과학기술이 만나는 현장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기계는 늘 온갖 통증과 염증, 잔고장을 일으키기 마련이며, 또 누군가는 기계로 손상을 보완하기보다는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인정받으며 살아가기를 원하니까요. 두 사람은 각기 청각장애와 지체장애를 지닌 채 살아온 고유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신체 조건에 적합한 방식으로 과학기술과 만나 서로의 취약함을 채우고 서로에게 좀 더 편히 의존하는 미래를 상상하고 제안합니다. 여러분 곁에는 어떤 기계들이 놓여 있나요? 여러분은 그 기계들과 어떻게 만나고 계신가요? 《사이보그가 되다》를 통해 과학기술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우리의 미래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상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편집자 L *아래에 신간 증정 퀴즈가 있습니다. ②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편집자 후기 - 이정록 청춘 시집 | 최보윤 그림 수시납치, 광탈, 우주예비, 노예비, ㅇㄷ… 이렇게 신박한 단어는 누가 만들어내는 걸까요? 수능 관련해 온라인에서 발견한 단어들을 보고 그 뜻을 몰라 사전을 찾고(당연히 안 나와 있지요), 그 단어가 등장하는 여러 게시판을 떠돌다 의미를 알아내고는 청소년들의 기발한 창의력에 “졌소” 했습니다. 아마 지금쯤이면 대학 입학을 앞두고 마음이 설레는 친구도, 정시 결과를 기다리는 친구도, 올 한 해 더 공부하려는 친구도,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서는 친구도 있을 테지요. “아직 오지 않은 나”를 설렘과 기쁨, 슬픔과 절망, 두려움과 희망으로 기다리는 건 힘들지만 분명 가슴 뛰는 일입니다. 지금의 나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니까요.
내일의 나도, 모레의 나도, 일 년 뒤의 나도, 십 년 뒤의 나도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 무엇을 선물하고 싶은가요? 지금 당장은 힘들고 슬프더라도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겐 조금이라도 더 좋은 걸 주고 싶지 않나요?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의 저자 이정록 시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스물 네 시간 중에/ 네 시간은 너를 위해 써/ (…)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 선물해/ 스물네 시간 중에/네 시간은/오로지 네 시간이야”(<네 시간> 부분) 고작 네 시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살다 보면 나를 위해 이 시간을 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 지금 놀 수 있을 때 많이 놀고, 울 수 있을 때 많이 울고, 멍때릴 수 있을 때 많이 멍때리세요. 가끔 ‘아직 오지 않은 나’를 떠올리면서요. 지금의 나가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 해줄 말을 생각하면서요. “홀로 멀리 가서/발밑에 떨구고 온 하나를 그리워하자/덜떨어진 나를”(<콩알 하나> 부분)
이런 말을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 해줄 수 있다면 좋겠지요.
신축년 새해입니다.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지요? 소처럼 성실하고 우직하게 ‘아직 오지 않은 나’를 향해 걸어가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정록 시인의 청춘시집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를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새해를 맞은 나에게 선물하기 딱 좋은 책입니다.
-편집자 K ③ 《막내의 뜰》 다섯 번째 집 이야기 4, 5회 / 여섯 번째 집 1회 - 왜그림 에세이 사계절출판사의 이벤트, 그리고 외부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입니다. 1.《어린이라는 세계》김소영 X 《부지런한 사랑》이슬아 LIVE 북토크! 어린이에 관해 이야기하는 두 작가가 만났습니다. 바로 내일, 1월 15일(금) 오후 7시 30분에 만나요! 만화가 홍연식, 그가 작품에 못다 담은 소소사, 그러나 참 좋았던 시절의 소중한 순간들을 공유합니다. 1월 21일(목) 오후 7시 30분에 뵙겠습니다! 북스타트는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뜻을 펼치는 지역사회 문화운동 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300여 개의 도서관이 15만 명 이상의 아이들에게 그림책 꾸러미를 선물합니다. 북클럽 신간 증정 QUIZ! - 추첨을 통해 다섯 분에게 《사이보그가 되다》를 증정합니다! Q. 다음은 《사이보그가 되다》의 부분입니다. 이를 읽고, 책 전체 내용을 유추해주세요. 농인이 왜 음성 언어로 말해야 하는가. "2020년 3월 26일, KT는 ‘제 이름은 김소희입니다 - 마음을 담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공개했다. KT가 기가지니 AI 음성 합성 기술을 적용하여 농인인 김씨에게 ‘목소리’를 선물하는 과정을 담은 것이다. (…) 정작 농인인 김씨나 나와 같은 청각장애인들은 기가지니가 만든 목소리를 명확하게 들을 수 없다. 그러니까 기가지니가 김씨에게 선물한 ‘목소리’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목소리가 아니라, 청인들이 청각장애인에게서 듣고 싶어 하는 목소리다. (…) 모든 농인이나 청각장애인이 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고, 소리를 들은 사람들 역시 항상 소리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처음 소리를 들었을 때의 감정이 기쁨이 아닌 공포나 스트레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감동 영상’을 보는 비장애인들은 보청기를 착용한 청각장애인들의 반응에서 일관되게 ‘소리를 되찾은 기쁨’을 읽어내려고 한다." - 66~70쪽 맞고, 틀림은 없습니다만 자신의 추리가 얼마나 정확한지는 책을 보시고 확인하면 좋겠습니다. : ) 힌트 1: 뉴스레터 여는 글(비밀 퀴즈: 그림 속에 삽입된 책의 제목을 함께 보내주시면 당첨 확률이 높아집니다.) / 힌트 2: 보도자료 *skjmail@naver.com으로 회신해주세요. (~1월 27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