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잘 보내셨나요. 하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더운 추석이었습니다. 매년 더워지는 날씨와는 별개로 새벽은 늦게 노을은 일찍 오고 있습니다. 밤이 길어졌다는 건 시작은 멀어지고 끝은 가까워졌다는 뜻이겠지요. 자,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선선한 바람을 기다리며, 가을 큐레이션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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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인생 어휘』, 『점거당한 집』, 『행운이 구르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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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어휘』
_이승훈 지음
무언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그 무언가가 지금 없다는 뜻입니다. 『한자의 풍경』으로 독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이승훈 작가의 새 책입니다. 책은 관찰, 경청, 여유, 몰입 등 지금 우리가 곱씹어야 하는 32가지 단어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고전부터 시작해 최신 뇌과학까지 소개하며 탄탄한 설득력으로 독자에게 가까이 다가갑니다. 자신의 생활과 독서한 내용의 일치를 바라는 독자에게는 감히 도전적인 책이 될 수도 있지만 생활을 개선하는 시작점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표지의 한자가 어딘가로 향하는 경로처럼 보이지 않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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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거당한 집』
_최수진 장편소설
박지리문학상 제4회 수상작입니다. 경장편이 아닌 단편 묶음이 수상한 것은 처음입니다. 세 편의 단편은 마치 한 편인 듯 근미래의 사회를 공유하며 흘러갑니다. 2031년 원전사고 이후 저마다의 일상을 투쟁하듯 살아가는 시민이자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광주, 용인, 경주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구병모 작가는 이 소설에 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동시대 예술에 대한 소설이며, 나아가 예술의 동시대에 대한 소설이기도 하”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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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구르는 속도』
_김성운 창작동화 · 김성라 그림
사람들은 각자의 삶에서 간절히 바라는 것을 소원으로 삼기 마련입니다. 만일 휠체어를 타는 어린이 앞에 램프의 요정이 나타난다면, 그는 무슨 소원을 빌까요? 수많은 사람 중에 그 아이를 찾아간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번에 떠오르는 생각들, 이 작품은 그 편견을 유쾌하게 넘어섭니다.
제4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행운이 구르는 속도』의 주인공 하늘이는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그 곁에는 하늘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언제 어디서든 함께하는 친구들, 아이가 사회에서 겪을 불편함을 같이 고민하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그들 덕에 하늘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는 어린이로 성장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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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은 자신을 타인에게 투사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제가 쓴 것을 포함해 추천이나 서평을 읽다가 보면 자기 복제의 욕구랄까, 그런 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비추천하는 것도 마찬가지지요.) 큐레이션 북뉴스를 정리하며 조금 지난 말로 독자들을 가스라이팅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설득을 당할 것인지는 읽는 사람의 몫이기에 저는 단지 선의를 전하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어디까지라는 단서가 없는 이 말은 때로 무겁게 다가옵니다. 아무튼, 다들 추석 때 보름달 보며 소원 빌었나요? 저는 오해 없는 세상이 오기를 기도했습니다. 하하하. 지난 『말랑한 고고학』 14화에 관한 독자의 피드백에 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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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 🎱: 담당자
👀 프라이빗아이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구석기 말에 살던 사람들이 모여서 지금부터 신석기 시대라고 합의 후 선언할 일은 없으니까요. 제256차 석기공의회 같은 게 있을 리 없잖아요. 신석기 시대에도 빈티지 석기 매니아가 구석기를 활용할 수 있고, 한편으로는 알려지지 않은 석기 천재(?)가 구석기 시대에 신석기를 쓰고 있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알면 알수록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이, 그리하여 편협해지지 않는 것이 학문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님 응원합니다!
🎱
안녕하세요, 독자님?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작년에 『단단한 고고학』이 나왔을 때 작가님은 사계절출판사 사옥 근처에서 뗀석기를 만드셨습니다. 서기 2023년에 말이지요. 작가님이 미래의 고고학자를 교란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런 건 아닐 것입니다. 연재글만큼이나 좋은 피드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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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좋아하는 동네서점이자 『점거당한 집』에 수록된 소설 「금일의 경주」의 배경이 된 장소 중 한 곳인 너른벽 서점에서 작가와 만나, 경주와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여행과 커피, 소설을 사랑하는 성인 독자 분들을 초대합니다.
📖 일시: 10월 3일(목) 오후 2시
📖 장소: 너른벽 서점
📖 신청: 인스타그램 @neoreunbyeok_bookshop DM 혹은 010-5690-6467 문자
📖 참가비: 1만원 (드립백 커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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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로 끌어내는 그날의 진실 눈 뜬 채 눈감은 생명들, 이들은 구제되어야 한다!
📖 일시: 9월 28일(토) 오전 10시 30분
📖 장소: 블랙버드북숍
📖 참가비: 2만원 (『물 없는 수영장』 도서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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