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45 인터뷰: 『글자들의 수프』 정상원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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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는 음식을 위한 미쉐린 셰프의 탐미적 탐독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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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원 작가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매일 문학, 역사, 철학에서 나타난 음식 이야기를 탐독하며 독서 일기를 썼습니다. 현기영, 조정래, 이효석, 로맹가리, 단테 등...... 이들의 음식 이야기 속에는 인간의 모든 희노애락이 담겨 있습니다. 『글자들의 수프』는 그 이야기를 셰프만의 경험과 언어로 해석하며 쓴 독서일기입니다. 정상원이 만난 음식 이야기를 천천히 음미하고 곱씹다보면 음식 문화에 대한 이해는 물론 맛있는 상상과 행복한 생각 그리고 뜻밖의 위로를 받게 됩니다. 어떤 이야기일까요. 아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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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셰프 정상원은 요리에 인문학의 향기를 입혀 세간에 명성을 날렸습니다. 그는 ‘음식의 맛은 몸을 자라게 하고 책 속의 문장은 생각을 잘하게 한다. 요리사에게 주방은 언어를 배우는 학교이자 맛과 향이 저장된 도서관이다’라고 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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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상원 셰프입니다. 이번에는 '작가'라는 이름으로 여러분을 만나뵙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15년 동안 프렌치 레스토랑을 하면서 미쉐린가이드에 등재되었고, 라면 레스토랑과 이태리 음식점, 스페인 밥집 등 다양한 팝업을 통해 여러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이번에는 책을 통해 맛에 대한 글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중 짬을 내어 다양한 국가들의 맛을 탐험했습니다. 한 50여개국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이집트나 아르헨티나 이런 곳의 특별한 음식들도 많이 맛 봤는데 한편으로는 그 시간 동안 우리나라 지방의 음식에도 많은 뒷이야기가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것들을 탐험하며 음식을 짓고 글을 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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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에 이야기를 녹여내는 작업을 해오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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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음식과 문화적인 이야기들을 엮어왔어요. 스토리텔링을 진행했는데, 이것을 하다보니까 영화나 책 등이 식탁 위의 대화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굉장히 친한 사람들, 가족이나 연인과 식사를 하는데 식탁 위에서 할 수 있는 대화들은 한정적이에요. 그런데 식탁 위에 여러 음식과 같이 여러 문화들이 놓이니까 식탁 위 공기의 밀도가 높아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랫동안 만나왔던 남편이라든지 연인들, 또는 가족들이 '이 사람은 이런 것을 좋아하는구나', 또 '이런 책에 대해서 이런 시각을 가지고 있구나', '이 영화를 이렇게 봤구나' 하는 이야기들을 식사하며 나누니까 맛도 풍성해지고 이야기도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저도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음식들이 더 다양한 이야기로 펼쳐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이야기와 음식이 많이 연결되었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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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에게 주방은 하나의 도서관이기도 하고 글을 배우는 학교같이 느껴지기도 해요. 책을 비롯한 여러 문화적인 콘텐츠들은 전문적인 기술을 익히고 배우는 것과는 별개로 무언가 디자인하고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 낼 때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독서 등 문화 생활이 저에게는 휴식이기도, 틈틈이 하는 공부이기도, 큰 영감을 얻는 원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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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작품 속 배경을 직접 찾아다닌 흔적이 문장 곳곳에서 보입니다. 방문했던 곳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곳은 어디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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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나오는 모든 지명들은 실제로 발로 밟아봤어요. 오히려 표현을 다 못해 드린 것 같아요. 정말 다양한 곳에 다양한 음식이 있는데 꼭 한 군데 생각을 한다면 프랑스의 알리에 꽁부레라는 마을이 생각납니다. 거기는 마르셀 푸르스트의 고향이기도 하고 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굉장히 긴 장편을 쓴 곳이기도 해요. 작가는 책에 그곳의 사람들을 그대로 적어 넣었는데요. 실제로 가보니까 작가가 표현했던 것들이 '이것을 보고 이렇게 쓴 것이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작품에 나오는 마들렌도 팔고 있었고 관광지화가 되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사실은 책 때문에 그곳에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하고 가게 됐는데 가는 과정이 굉장히 길었죠. 파리에서 그 작은 마을까지 이동하는 데에도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마을 자체만 아니라 지나가는 풍경들, 차를 타고 달리면서 본 들판들, 또 비가 오고, 날씨가 맑았던 그 모든 과정들과 그 안에서 먹었던 많은 음식들이 결국엔 '이 책에 다 담겨 있었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음식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도 그 과정 속에 있었고, 문장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마침표를 찍기 위한 다양한 형용사, 명사, 동사의 어울림이 결국 하나의 마침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우리가 목적지를 가지고 있지만 여행 또한 과정 안에 더욱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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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프, 다독가, 작가처럼 독특한 이력을 가지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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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대에서 유학을 준비하다가 음식의 매력에 빠지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이 맛이라는 감각은 기록이 안 돼요! 기록이 안 되다 보니까 오히려 더 다양한 변화가 가능하고요. 음식은 정해진 레시피가 있지만 오늘과 내일의 요리가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면에서 가장 창의적인 콘텐츠가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렵게 음식 공부를 하며 레스토랑을 좌충우돌 오랫동안 운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셰프로서 제일 오래 일을 했는데 그만큼 음식이란 것이 깊이가 있고, 정말 다룰 게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이제 작가로서 새로운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달하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주방에서, 또 여러 해외에서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음식 하나가 음식 자체가 아니라 역사와 사람들의 생활, 여러 인문학적인 콘텐츠들을 동시에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음식 뒷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면 어덜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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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원
1978년, 반포에서 태어나 종로에서 살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유전공학과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2018년 미쉐린가이드에 등재된 프렌치 레스토랑의 셰프였으며, 현재는 ‘맞는맛연구소’ 소장으로서, 국내외 음식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프렌치 파인다이닝, 이탈리안 레스토랑, 스페인 식당, 라면 전문점 등 다양한 식당에서 셰프로 일했고, 15년간 식당을 운영했다. 삼청동 소재 식당은 블루하우스 가이드라 불리며 한때 뉴스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소설의 문장을 맛으로 표현한 '기억의 도서관', 화가의 작업을 셰프의 조리법으로 재해석한 '셰프의 아틀리에', 영화 촬영 기법을 통해 맛을 전달한 '클리퍼를 든 셰프' 등 여든 번의 문화예술과 연계된 코스로 호평을 받으며 미쉐린가이드, 블루리본서베이, 저갯서베이 등에 등재되었다. 컬래버레이션과 문화 콘텐츠 기획 능력을 인정받아 고려대, 경희대, 성균관대에서 콘텐츠 구현과 관련한 특강을 했다.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분야의 후학에게 이론과 실무를 가르쳤고, 다양한 지면의 칼럼니스트이며, 『탐식수필』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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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원 작가님의 이야기 잘 읽으셨나요? 먹는 것과 사는 것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여러분의 식탁이 음식과 이야기로 풍성해질수록 하루하루의 완성도도 높아지겠지요. 지난 북뉴스에 답합니다. 최초의 어부에 관한 『말랑한 고고학』 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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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 🎱: 담당자
👀 가르마
『노인과 바다』를 읽으며 원시적이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노인에게 철제 도구가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처음 바다로 나간 사람들의 사정과 그리 다르지 않았겠지요. 고고학은 그 자체로 원초적인 이야기고, 그렇기에 지금까지도 유효한가 봅니다.
🎱
가르마님, 반갑습니다. 이번 연재를 진행하며 매번 최초와 처음에 관해 생각합니다. 그들의 미래가 우리라는 게 조금 슬픈 일인 듯하지만 옛사람들의 행적을 살피고 곰곰 생각하는 건 지금을 납득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피드백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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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제4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점거당한 집』 부록 | 책 속 '문학여행 지도' 수록!
🏆 심사위원 구병모, 정소현, 강지희가 선택한 올해의 문제작 시민, 예술, 기록은 재난을 겪은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가?
제4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점거당한 집』의 특별한 부록을 소개합니다!
🗺️ 『점거당한 집』 책 속 문학여행 지도 책 뒤표지 안쪽과 띠지에 소설의 배경이 된 공간들을 여행할 수 있는 지역별 코스가 큐알코드로 제공되어 있습니다.
2031년 원전사고 이후 저마다의 일상을 투쟁하듯 살아가는 시민이자 예술가들의 이야기들을 만나며 광주, 용인, 경주로 소설 속 인물이 되어 여행을 떠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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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북클럽 #랑 #시즌2 #인생어휘 #이승훈
독자랑 편집자랑 함께하는 명랑한 책 읽기 [편집자 북클럽 : 랑] 시즌 2
네 번째 책은 『인생 어휘』 (이승훈), 진행자는 조연주 편집자입니다.
📕 진행 방법 독서 기간: 2024년 9월 9일(화)~9월 26일(목)까지 북토크: 9월 26일(목) 오후 8시 _온라인 zoom
🌟 시즌2 특별 이벤트 * 이번 시즌부터 '랑 포인트'를 제공합니다. * 포인트는 제시한 미션(도서 구매 인증, 독서 활동 참여 등)을 수행하면 제공됩니다. * 포인트를 모아서 '랑 스토어'(11월 오픈 예정)에서 사계절출판사의 도서와 교환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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