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하고 아름다운 청소년문학의 세계』 Vol.43 『기묘하고 아름다운 청소년문학의 세계』 오세란 평론가 인터뷰 LETTER 🎈 청소년문학 좀 읽으시나요? 1 다큐멘터리 <꿈과 광기의 왕국>. 미야자키 하야오는 <붉은 돼지>를 두고 아이들을 위해 만들지 않은 유일한 작품이라 밝힙니다. 말인즉슨 다른 작품은 모두 아이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거죠. 감독이나 애니메이터 등 미야자키 하야오를 여러모로 정의할 수 있겠으나 다큐멘터리가 보여 주고자 하는 그의 직업적 정체성은 '어린이를 위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입니다.(장난감 만드는 사람에 관한 클리셰이긴 하나) 하야오 감독처럼 자신과 다른 나이 대의 사람을 위한 것을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내가 지금 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것들을 염두하고 구상하여 하나로 다듬습니다. 만든 이는 현재 시점에서 재료를 얻을 수 없으므로 지난 기억을 바탕으로 자료를 수집합니다. 이 작업은 담고자 하는 세대에 대한 섬세한 감수성과 그들을 향한 깊은 애정이 없다면 견딜 수 없는 지난한 과정을 동반합니다. 어린이와 어른 사이. 청소년을 위한 것을 만드는 사람도 마찬가지겠지요. 상당히 (엄청나게) 간지러운 단어지만 '제대로' 만들어진 어떤 작품과, 그 작품에 관한 '제대로' 쓰인 인터뷰 혹은 평론을 접하면 '숭고하다'는 말은 예삿말이 되곤 합니다. 『호밀밭의 파수꾼』이 잘 표현한 것처럼, 작은 사람을 위한 큰 사람의 헌신에 감화받지 않기란 여간 어려운 일입니다. (시혜 같은 게 아닙니다.) 2 오세란 평론가의『기묘하고 아름다운 청소년문학의 세계』. (절대다수의 문학평론집이 그렇듯) 많은 사람이 본 작품에 관한 평론집이 아닐 확률이 높겠지만 독서 여부와 관계 없이 독자는 작품론 이면의 직업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카탈로그에서 한참 진화한 평론집입니다. 상품에 관한 설명만 가득한 책이 아닙니다. '기묘하고 아름다운 청소년문학의 세계'와 그 세계를 만든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고 생각하는 평론가의 일에 관해 알 수 있는 책입니다. 모름지기 평론집의 쓸모는 작품 분석이고, 재미는 평론가의 개성이지요. 다큐멘터리를 곰곰 보다 종종 스크린 밖 감독의 존재를 감지한 경험이 있다면, 이 책에서 지난 경험을 상기할 수 있을 거예요. 3 네, 결국 다음의 말을 하고 싶어서 이 긴긴 글을 썼습니다. 서점 장바구니에 담아 두세요. (벽두부터 부채감을 주고 싶지는 않았지만.) 때가 되면 살 것이고, 때가 되면 읽을 것이며, 때가 되면 서평을 쓰고 있을 겁니다. 오세란 평론가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INTERVIEW 🎈 『기묘하고 아름다운 청소년문학의 세계』 오세란 평론가 Q. 새 평론집. 감회가 궁금해요. <청소년 소설 연구>라는 제목으로 박사 논문을 쓴 지 10년이 되었습니다. 첫 번째 평론 나온 지는 6, 7년 되었지요. 두 번째 평론집 출간하면서 다시 한번 살펴 보니 그동안 청소년문학 인물들이 조금은 성장했고, 한국 사회도 변화했습니다. 반갑기도 하고 희망적이기도 했지요. 그것이 전부 청소년문학 작가들의 덕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작가들과 함께 아직도 우리 한국 사회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청소년들을 더 많이 조명하고 주목해 봐야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Q. 『기묘하고 아름다운 청소년문학의 세계』. 기묘한 제목입니다. 제목이 독특하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기묘하다는 말은 영어로 번역하면 '퀴어'하고도 통하는 단어지요. 정상적인 규범이라고 정해지는 틀을 의심하고 도전하며 저항하는 다양한 인물들에 관해 기묘하다는 표현을 써 봤습니다. 저는 기묘한 모든 사람들이 아름답게 느껴지고, 그래서 이 기묘한 모든 사람들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싶어요. 그런 마음으로 이 책에 『기묘하고 아름다운 청소년문학의 세계』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Q. 누굴 위한 책인가요? 이 책에는 다양한 청소년문학이 있습니다. 소설에는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 나가야 되는 아주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인물들이 나와요. 그래서 이 인물들과 비슷한, 이제 막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막다른 길에 서 있는 젊은이나 청소년들, 그들이 자기만의 길을 잘 만들어 가는 과정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연대하자는 목적으로 이 평론집을 만들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작은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독서 TIP. 첫 번째는 제 평론에 들어 있는 청소년소설을 읽으셨으면 읽으신 대로, 읽지 않으셨으면 또 그 책을 찾아서 같이 연결해 보시면 제 생각과 독자들의 생각을 잘 견주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처음부터 읽지 마시고 제목이나 관심 가는 주제를 찾아서 읽으시면 조금 더 확장성이 있으리라 보고요. 제가 쓴 글은 아니지만 여러 선생님들하고 같이 나눈 좌담을 이 책에 실은 이유는 독자들이 같이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어서 넣었어요.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을 하시고 다양한 소주제에 관해 의견을 나누시고 같이 대화를 해 보시는 것처럼 읽어 보시면 그 안에 있는 주제에서 또 다른 평론의 다른 평론들까지 더 확장해 나가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COMMUNITY 🎈 독자와의 대화 다짐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지금껏 얼마나 진심으로 다짐을 해 왔나 돌아보니 솔직히 창피한 마음이 드는, 다짐하는 것과 다짐하지 않는 것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새해의 극초반입니다. 답이 없는 물음이 가득한 것을 보니 이만 발 닦고 불 끄고 자야겠지만 아차, 여기는 사무실. 사계절출판사. 연말에 오래 쉬고 왔는데 여전히 이 자리가 어색하지 않은 것을 보니 덜 쉬고 온 것 같습니다. 나는 휴가를 다녀온 게 아니라 휴가를 다녀온 꿈을 꾼 게 아닐까. 마치 덜 나온...... 관두겠습니다. 어쨌든 인생은 must carry on. 언제까지나 to be continued. 가벼운 마음으로 독자와의 대화를 시도해 봅니다. (독자: 👀 담당자: 🎱) 👀: 김소영 작가 라이브 방송 고대 중입니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기운이 납니다! 🎱: 지난 북뉴스에서 잠깐 김소영 작가님 알라디너 TV 방송 안내를 했지요. 안 보신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 링크 남깁니다. 유튜브 강연. 라디오처럼 들으면 좋습니다. 👀: 저도 모르게 모스부호 번역기를 클릭하고 있습니다. 🎱: 그래, 지난 북뉴스에 잠깐 모스부호를 활용했지. 이번엔 어떤 걸 숨겨 볼까. 마우스 좌클릭을 유지한 상태로 끌어보세요. 모바일이라면 이 답변을 모두 복사해 메모장에 옮겨 보세요. 오래된 방법입니다. (일절만 하라고요?) "바보! 아직 시작도 안 했어!" (<키즈리턴>) 👀: 올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좋은 책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 "좋은 책도 만들어 주셔서"라 하니, 분명 좋은 책 외에도 저희가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말이겠지요. 책이 만든 것이지만, 책은 아닌 것. 과연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에 물성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정 비슷한 것이겠지요. 멋대로 생각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북뉴스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북뉴스는 큐레이션입니다. PS. 피드백은 북뉴스 만드는 일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번에는 중, 고등학교 때 재미있게 읽었던 책에 관한 설문이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